처음 사람 앞에서 드럼을 친 건, 중학교 1학년 때.
당시 취주악부였던 나는, 합창 콩쿨의 여흥 연주로, 큰 홀에서 전교생을 앞에 두고 연주했다.
나는 정말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애새끼였어서, 악보를 모두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드럼을 생각해서 쳤다.
연주가 끝나고, 모두가 허둥지둥 악기를 철수했다. 일단락 됐을 때, 문득 스테이지 위에 플로어 탐을 두고 와 버린 것을 깨달았다.
혼자서 스테이지로 돌아가서 플로어 탐을 안는 순간. 일제히 큰 박수가 터졌다.
무슨 일인가 하고 객석을 보았더니, 500명 이상의 전교생의 박수가 나 한 명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모르는 상급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계속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 이겨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 광경에 홀려서, 계속 드럼을 치고 있다.
치고, 치고, 계속 치고,
정신을 차려보면, 이런 곳까지 와 있었다.
박수나 갈채나 함성은, 때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그 길의 앞은, 분명 안정과는 관계가 없는 세계겠지.
성공한 사람의 수 같은 건, 뻔하다.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만약 실패한다면. 분명 평생, 그게 족쇄가 되어서, 죽은 것처럼 여생을 사는 거겠지. 꿈이라는 거, 저주 같은 거다.
무서워진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한 번이라도, 그만두고 싶다고는 못 느꼈다.
한 번 뿐인 인생, 무언가에 미쳐있고 싶다.
목표도 없는 큰 꿈을 꾸고 싶다.
행복했다가, 괴롭기도 하고 싶다.
발버둥치고 싶다. 몸부림치고 싶다.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
12월 19일. 원맨 투어 파이널.
저는 오늘, 그 날과 비슷한 수의 사람 앞에, 드럼을 칩니다.
즐기며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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