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陰 2023. 8. 31. 20:02

과거를 솔직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려면, 지금이 그 이상으로 아름다워야 돼요. 적어도 저는 그래요. 
 
'옛날이 더 좋았다'고 생각해버리면, 어떤 행복했던 과거도 '지나간' 것으로 인정하기 힘들지 않나요. 즉, 추억으로서 마음에 간직할 수 없게 돼요. 이 행복한 추억이 있는 한 과거에 돌아가고 싶어져 버리니까, 지금이 너무나 싫어져 버리니까요.
 
과거를 추억으로 소중히 할 수 있는 건, 분명 과거보다 행복한 '지금'이 있기 때문인 거죠.
 
행복하게 되는 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없게 되어 가고 있는 것.
 
밴드 엄청 재밌어요. 꿈을 좇는 나날이 참을 수 없이 행복합니다.
그럼 혹시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나날에 끝이 와버린다면.
저는 평생, 그 행복했던 과거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되겠죠. 돈을 많이 벌어도, 맛있는 걸 많이 먹어도, 어떤 다른 행복을 앞에 두고도...
그렇게 된다면 저는 어떻게 할까요.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지낼까요. 그래도, 과거에 먹칠을 하고, 추억을 더럽히고, 잊고, 앞으로 나아갈까요. 지금이 더 행복한 거라고, 자신을 억지로 납득시키려 할까요.
그러면, 너무 슬프겠죠. 지금까지 본 풍경도, 앞으로 볼 풍경도, 꿈이 부서진 순간 저를 괴롭히는 게 돼요. 밴드맨의 숙명이죠.
 
그래서 종종 생각합니다. 밴드는 '저주'라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안 무섭더라고요.
이미 그런 저주를 받아버린 자신조차도 참을 수 없이 좋아합니다. ㅋㅋ
 
여하튼, 저의 밴드라면 무조건 괜찮을테니까요! 자신 있을 수밖에 없네요.
 
오히려 기대되거든요, 정말로. 얼마든지 행복을 쌓아드릴게요.
과거를 스스로 더럽히지 않아도 되도록, 추억을 언제든지 소중히 할 수 있도록.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에게 미래에게, 걸겠습니다.
 
덧붙여서 저에게는 또 하나의 큰 꿈이 있습니다만, 이건 언젠가 만약 그게 형태로 나타났을 때, 이야기 하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원문
https://m28-mt.hatenablog.com/entry/2020/10/21/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