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차로 후쿠오카에 가고 있습니다.
차창에 비치는 풍경을 그저 바라보고 있어요.
그저 한결같이 펼쳐지는 산, 초록색.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득, 아까부터 언덕 경사면에 콩크리트로 만든 무기질 계단이 보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데에 있으면 대체 누가 쓰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의식해서 보면, 계단은 모든 곳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전혀 손이 닿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자연 속에, 띄엄띄엄 있는 인공물, 계단.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분명히 존재하는, 누군가가 찾아온 흔적.
그리고 그 누군가는, 또다른 누군가가 그곳을 찾을 거라는 걸 생각해서, 계단을 만들었겠지.
조금 신비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무수히 존재하는 그 계단 하나하나 각각을, 만든 사람이 있다.
그리고 계단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계단을 만들 수 없는 인간이 다수다.
물론 나도 만들 수 없다.
그러려면,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단을 만들 수 있는 인간, 은 소수다.
그리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그들은 그 계단을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 전문적인 기술을 몸에 익히기 위해, 엄청난 단련,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계단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서도, 그 나름대로의 시간과 고생이 따랐을 것이다.
즉, 차창으로 보이는 그 안에 점재하는 계단은,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틀림없이 살아 있다는 증거, 인생의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곳에 있으니까, 분명 아무도 사용하지 않겠지.
계단은 그걸 쓰는 사람이 존재해야 의미를 이루는 것.
사용되지 않는 계단은, 그저 단차일 뿐이다.
심지어, 그 하나하나에는 이름이 없다.
결국, 누군가 만들었는지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제각기 무성한 녹색의 가운데에, 갑자기 나타난 정확도. 딱딱한 포름. 무기질적인 잿빛.
진좌, 라고 할 만한 그 서있는 모습에는, 고독마저 느껴진다.
조금 슬프네, 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건, 음악에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하는 걸 말할 수 있겠다.
꽤 어렵지만, 힘내서 말을 생각해내면.
그래도, 그러면, 조금 잔혹한 결론에 도달할 것 같다.
그러니까, 이쯤에서 그만둘래.
힘낼게요.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