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중학교 수험 대책으로, 딱딱한 설명문을 요약하거나, 예쁜 글을 쓰는, 그런 공부를 많이 했었다.
예전의 자신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테스트에서 문제에 답하는 것과 같은, 즉 점수를 받기 위할 뿐인 것이었다. 알고 있는 단어를 조합해서, 퍼즐을 완성하는 듯한 감각. 감정을 배제한 '완벽'한 글이야 말로, 채점관에게 호감을 살 것이었다.
지금은 이제, 당연하게도 점수를 받기 위해 글을 쓴다, 이런 기회도 그럴 필요도 물론 없지만, 그 감각이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는다.
지금이 되어서, 가끔 괜히 글을 쓰고 싶어 져서 이렇게 블로그에 조금씩 문자를 입력하는데, 얼마든 본심을 털어놓으려 해도, 초등학교 시절에 몸에 베어버린 게, 그렇게 하게 두질 않는다.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형태로 만들면 될 이야기겠지만, 어떻게 해도 그게 안 된다. 정신을 차려보면 퍼즐을 푸는 것 같은 감각으로 글을 구축해버리고 있다.
그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쓴 글이, 본심과는 미묘하게 다른 결론에 착지하기도 한다.
전하고 싶은 건, 많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완성된 것을 다시 보았을 때 항상, 진정한 마음은 더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닫는다.
그것을 언어화 하질 못해서, 자신이 글을 쓴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무력하다고 느낀다.
지금도 이렇게 자신이 이어 만든 문장을, 진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있을 리가 없는 채점관에게 읽히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사람을 감동시킬 만한 글을 쓰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다. 자신에게는 그런 재능이 없다고는 알고는 있지만, 그걸 어떻게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이 있다.
언젠가 콤플렉스를 극복해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블로그는, 그것을 위한 연습이기도 하다.
참고로, 중학교 수험은 평범하게 떨어졌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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