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요리로 예를 든다면 드럼은 접시다, 라고 얘기할 수 있을 거예요.
 
그거, 처음 들었을 때는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지만요, 요즘은 조금 위화감을 느껴요.
왜냐하면, 접시는 당연히 먹을 수 없잖아요. 음악은 요리인데, 드럼은 먹을 수 없는 거야?! 라고 드러머로서는 조금 섭섭하다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ㅎㅎ
아니 물론 이 말은 정말 맞아요.
드럼은 본래, 음악을 지탱하는 존재로서 그래야 하거든요. 쓸데 없는 수단이나 느낌으로 음악을 방해하는 건 좋지 않아! 그러니까 드럼은, 접시에 필적하는, 요리를 묵직이 지탱해야만 해, 야 한다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도, 음계가 없는 드럼은 기타나 베이스, 피아노에 비교한다면 역시 음악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니까 먹는 요리가 아니라, 그걸 지탱하는 접시로 생각해버려서, 여기에서도 드럼이 잠재적으로 조금 음악에서 떨어진 곳에 붙어버린 게, 개인적으로 조금 섭섭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특히 근래에는, 예전에 유행했던 것처럼 심플한 드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느낌이에요.
최근 인기가 있는 곡의 드럼에 귀를 기울이면, 수단은 최소한, 멜로디를 절대로 방해하지 않는 드럼이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그저 같은 비트를 새길 뿐, 이라는 드럼도 절대 적지 않아요.
해마다 드럼이라는 악기는 더욱더 「접시」로서의 요소가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은 혼자서 전자 음악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시대예요. 드러머가 아닌 사람이 드럼을 생각하는 것도 일반적인 게 되었어요.
그런 시대니까, 때로는 드러머의 존재 의의를 의심하기도 해요.
아니 물론 드러머가 필요 없다는 건 절대 아니고, 저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요, 그래도 그 수요는 분명 전과 비교하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은데, 라고 드러머로서는 생각해요.
그런 지금이니까, 드럼으로 재밌는 걸 많이 하고 싶습니다.
세련된 접시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맛있는 요리의 일부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드러머의 존재 의의를 확고히 하고 싶어요. 드럼이란 것도 맛있다고! 라고 목소리 크게 말하고 싶어요!
 
아, 물론 그릇 같은 드럼의 본연의 자세를 부정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 본연의 자세도 하나의 미학이고, 하나의 정답이에요. 세련된 접시는 요리를 보다 아름답게 해줘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드럼도 먹었으면 좋겠어요! ㅎ
요컨대, 이건 그저 저의 방자함이에요.
즉 저는 절대로 시대에 역행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그저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드럼을 실현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걸 본 사람에게, 드럼은 흥미로워! 재밌어! 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어디까지나 드러머이지, 주역은 아니에요. 쿠지라 요루노 마치의 음악을, 그 일부로서 돋보이게 하고, 꾸미고 싶습니다.
그 전제 안에서, 재밌는 걸 하고 싶어요.
드러머 개인으로서의 드럼이 아니라, 음악 안에서의 드럼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고, 언젠가 새로운 드럼의 본연의 자세를 정립하고 싶어요.
 
여기서 간신히 본론으로 넘어갑니다.
신곡 『왕녀유괴』는 그 첫걸음입니다. 작은 보폭이지만, 그래도 분명, 제가 걷고 싶은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인트로, 사비, 아웃트로의 드럼은 그 상징입니다.
토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뛰쳐나가는 것도 아닌, 곡과 일체화 해서 아슬아슬한 밸런스로 주멜로디에 어울리게 움직이는 16박 프레이즈로 달려서 지나가는, 자신만의 접근 방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 생각해요.
드럼을 모르는 사람이 이 드럼을 들었을 때, 드럼은 재밌어! 라고 생각해 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런 걸, 쭉 계속하고 싶어요.
 
지금은 아직 무명 중 무명, 햇병아리지만 언젠가 햇빛을 받았을 때, 이 나라에서 드럼의 재미, 즐거움, 굉장함을 재인식 할 수 있도록, 저는 드럼을 계속 생각할 거예요.
 
두고 가고 싶지 않네요! 재밌는 걸 많이 할게요!!
 
그러니까 여러분
 
저를 먹어 주세요!!!!!!
 
그러니까, 신곡 『왕녀유괴』, 또 앞으로의 쿠지라 요루노 마치를, 겸사겸사 저를, 모쪼록 오래오래 잘 부탁드립니다.
 
드럼은 음악입니다!
언젠가 제가 증명할게요.
 
 
 
 
 
원문
https://m28-mt.hatenablog.com/entry/2021/06/26/19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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